당당뉴스 2020년 3월 18일(수) ‘중고 승합차 폐차하지 말고 기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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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타서 낡은 승합차를 폐차하거나 중고차로 매각하지 말고 비전교회에 선교용으로 무상 기증하자는 운동을 벌이는 목사가 있다. 의 이주헌 목사(김포지방 무지개교회)다.
이 목사는 규모가 있는 교회에서는 중고차가 별 것 아니어도 재정이 열악한 교회로서는 선교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어 두 교회를 연결해 주자는 취지로 ‘(가칭)미션카 선교회’를 결성했다.
새 차를 기증한다면야 더 좋을 것이 없지만 교회가 중고차 매각으로 얻는 이익을 조금만 양보하면 새 차의 수 십 분지 일의 비용만으로 누군가에게 선교차량을 마련해 주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수도권 대기환경 규제로 인해서 5등급 차량은 더 이상 수도권에서 운행할 수 없거나, 많은 비용을 들여서 저감장치를 장착해야 하는 환경도 수리보다는 중고차로 팔거나 폐차를 할 것을 고민하게 하는데, 이럴 때 대기 환경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차량이라도 운행에 제약이 없는 지방 소도시나 시골로 눈을 돌린다면 당장 승합차가 필요한 미자립교회, 개척을 준비중인 교회, 시골교회 등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저희 교회도 개척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미자립교회라 승합차가 필요했습니다. 그렇지만 새 차도, 중고차도 구입이 어려운 중에 차량을 교체하려는 남인천교회의 이상길 목사님께서 중고차지만 아직 쓸만하고 필요하다면 주겠다고 해서 덥석 받았습니다. 20만 키로에서 받아 일년 반 동안 2만 키로를 큰 문제없이 운행했습니다. 기증하시는 교회는 기증 후에 문제가 될까 싶어서 주저하고, 기증을 받는 교회는 수리비용이 많이 들까 걱정합니다. 그러나, 이미 기증하는 교회에서 성도님들을 위해 말끔히 수리하고 다녔기 때문에 기증받으시는 교회가 2~3년 정도는 충분히 쓰시고, 나중에 더 좋은 승합차를 준비할 때, 마중물로서 중고 승합차를 팔아 보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기증해 주시는 교회는 걱정하지 마시고, 기증을 받으시는 교회도 걱정하지 말고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목사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칭)미션카 선교회’를 결성하고는 차량을 기증해 줄 수도권 교회를 물색했다. 동시에 차량이 필요한 지방의 비전교회 모집에 나서 천안 늘풍성한교회의 신청을 받아 18일 오전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신애제일교회에서 ‘미션카 선교회’ 1호차 전달식을 가졌다.
조세형 목사는 “당초 창립 40주년을 맞아 낡고 오래된 이 승합차를 교체할 계획이었는데 이 목사님의 설명을 듣고 기증하게 됐다. 새 차도 아닌 낡은 차라서 미안한 마음인데 이거라도 기꺼이 받아주신다니 기쁜 마음”이라며 승합차 키를 임재욱 전도사에게 건넸다.
기증보다는 매각하자는 의견도 교회내에 일부 있었다고 한다. 낡았어도 15인승의 경우 동남아 쪽에 수출이 잘 되는 차종이어서 새 차를 사는데 얼마라도 보탬이 될 것이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4주째 인터넷예배를 드리게 되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느냐라는 이유에서다. 그래도 형편이 어려운 교회에 기증되는 것을 기쁘게 여기는 의견이 더 많았다고 전한 조 목사는 “지난 해에 에어컨을 손보는 등 수리를 마쳐 놓아서 2~3년 운행은 거뜬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키를 건네받은 임재욱 전도사는 냉큼 승합차에 올라 시동을 켰다. 다소 거친 엔진음이 뿜어져 나왔지만 경유차량으로서 감수할 만한 정도였다. 임전도사는 이 승합차를 몰고 천안까지 갈 것이라고 했다.
천안에서 자신 소유의 승용차를 이용해 푸드뱅크 음식을 나눠주는 노숙인 사역을 했다는 임전도사는 얼마 전 주차 중이던 승용차를 누군가가 들이 받고 도주하여 폐차를 하는 바람에 한동안 지인 차량의 신세를 져왔다고 했다.
임전도사는 “이제 노숙인 찾아가서 식사 챙겨드리고 함께 예배드리고 하던 사역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며 중고차를 기증해 준 신애제일교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중고차를 매칭시켜 준 ‘미션카 선교회’의 이주헌 목사는 “신애제일교회와 조세영 목사님께서 늘풍성한교회에 선교차량을 헌물 해 주셔서 천안지역 선교에 귀한 보탬이 되어 주셨다”며 신애제일교회에 감사패를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