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다시 한 번 미룬 국회의 무책임함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아래와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속적으로 노조법 2,3조의 개정을 요구해 왔다. 시대에 뒤떨어진 노조법 2,3조를 개정하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에게 안전한 일터를 만들어 가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수많은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삼권 중의 하나인 쟁의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배상에 시달리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변화된 시대를 좇아가지 못하는 낡은 노동조합법으로 인해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삼권을 빼앗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또 다른 ‘김용균’이 될 것을 강요당하며 불안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부당한 현실에 대한 성찰과 토론 끝에 우리 사회는 노조법 2,3조를 현실적으로 개정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국민의 대표라고 말하는 국회가 이번에도 갖은 핑계를 대면서 이를 거부했다.
여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안 상정을 가로막은 김진표 국회의장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고 희망을 잃어가는 동안 이를 막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여론도, 국제기구도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회 내에서도 이미 오랜 시간 토론하고 합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상정할 수 없다는 것은 국회의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제와서 여야합의 운운하지 말고 지금 즉시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처리하라.
또한 노조법 2,3조 개정을 반대하는 국민의힘과 수차례에 걸쳐 노조법 2,3조 개정을 확언해 왔지만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에게 다시 한번 호소한다. 노조법 2,3조 개정은 노동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유언이자, 시대의 요구이며, 국민의 명령이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즉시 노조법 2,3조를 개정하라. 노동자들의 눈물과 분노, 상식적인 사회를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을 더 이상 무시하지 말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대통령 거부권을 넘어 우리 사회에 온전히 적용되는 그날까지 안전하고 상식적인 노동현장을 바라는 시민들과 함께하며 기도의 행진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