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우리교회 원로권사님이자 내 어머니께서 폐암 수술을 받으셨다. 인하대에서 검진하던 중에 폐쪽에 있는 흔적들이 커진 것을 보았고 의사들은 1차로 내시경으로 검진을 해보기로 하였다. 결과는 위치가 애매해서 실패하였고, 결국에 2차로 개복하여 우측 폐 상엽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였다.
목요일 입원시켜 드리고, 금요일 오전에 어머니에게 갔을 때, 어머니가 계신 인하대 병동이 난리가 났었다. 수술하기 바로 진전에 어머니가 계신 병동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겼고, 병동에 있는 모든 환자들을 엘리베이터, 복도등으로 이동시켰다. 덕분에 다시 긴급 코로나 검사를 받으시고 음성이 나오신 후에야 수술을 하게 되어 예상보다 2시간 정도 뒤에 수술할 수 있게 되었다.
예상 시간은 6시간, 나 혼자 인하대 병원에서 기도문자를 보내고, 때로는 기도하고, 때로는 교회 일을 하면서 어머니의 보호자로서 자리를 지켰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님께 맡기는 일이기에, 오히려 걱정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 온전히 도우실 것이라 믿었다.
예상보다 1시간 정도 늦어졌는데, 의사의 말로는 폐를 절제하는데, 폐가 약간 안쪽으로 협착이 되어 절제가 그리 쉽지 않았다고 했다. 아마도 어머니의 허리가 굽어지셔서 그랬던 것 같다. 수술은 잘 되셨고, 8시간 정도, 폐렴, 출혈 문제만 없으면 된다고 의사는 말했다.
중환자실에서 만난 어머니는 마취가 덜 풀린 상태에서 “아퍼, 아퍼”를 연신 내뱉으셨다. 그리고, 나를 보자, “아들, 아들”을 외치셨다. 그런 어머니를 위해 그 자리에서 기도하였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부지, 감사합니다. 아부지, 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치셨다.
토요일 아침, 인하대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경과는 괜찮고, 오후에 병동으로 올라가신다고 했다. 참 다행이었다. 청학교회에서 기증한 의자를 가지고 와야 했기 오는 도중에 인하대병원을 갔지만, 어머니를 면회할 수는 없었다. 코로나 이후로, 면회가 금지되어, 긴급한 일 외에는 면회할 수 없었다. 다행히 동생이 저녁에 어머니께 가기로 했기 때문에 따로 가지는 않았다. 교회에서 의자 세팅과 정리가 끝날 무렵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다.
병동에 올라갔고, 몸은 괜찮다 하신다. 참 다행이었다. 아프다는 어머니 말 대신 괜찮다는 말이 이렇게 반가웠다. 이제 경과가 좋으면 7일 입원하신 후에 오시는 일만 남았다.
토요일 밤 11시 말씀을 한창 준비하던 차에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내의 이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이었다. 이모님은 말기 암 선고를 받으시고, 요양원에 들어가셨는데, 코로나로 인해서 면회가 안되어 지난번 부산에 갔을 때 뵙지 못했었는데… 아쉬워 했는데,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을 줄 생각도 못했다.
실직에 힘들어 하던 남편 대신 어린 두 자녀를 장성하게 키우셨던 분이셨는데,.. 장모님의 가장 친한 동생이시고, 아내가 가장 좋아하던 어른이셨는데… 이모님이 직접 차려 주신 생선 밥상을 아직도 기억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돌아가시다니..
어머니는 사시고 아내의 이모님은 주님 품으로 가셨다.
삶이라는 것이 그런 것인가 보다.
이 땅에 육체적으로 고통 당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주께서 그들을 품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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