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저녁 작은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받았다며 큰 연을 가지고 왔다. 예배를 마치고 보통 밤 10시에 집에 들어가는데, 오늘만큼은 아이들과 놀아줘야 한다며, 일찍 가자고 아내가 말하고 아이들을 보고, 근처 호수 공원에 가서 연을 띄우자며 약속을 했다.
아이들과 오랜만에 호수 공원에 가서 연을 띄우기 위해서 이리저리 뛰면서 연을 하늘 높이 나르게 하려고 하였으나, 문제는 바람이 없었다.
작은 바람은 있었는데, 연을 띄울만큼의 동력은 안되었다. 30분 정도, 연을 띄우려고 노력했지만, 잘 안되자. 작은 아이들이 아쉬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예전에 파주 평화누리동산에서 띄우던 연 생각에 한 번 해 보려고 시도 한 것인데 잘 안된 것이다.
아이들도, 나도 참 아쉽게 되고, 아이들에게, 집으로 가는 길에 간식을 사주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틀이 지나고 둘째하고 같이 병원에 가게 되었다. 서울 세브란스인데, 아침 일찍 잡혀 있어서 새벽 기도 끝나고 부랴부랴 준비하고 떠났다.
오전 10시 10분 병원 예약이었는데, 그만 온라인으로 오전 10시에 회의를 잡게 되어, 미리 결과를 볼 생각이었다.
예상에는 별거 아닐 것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일찍 도착하여 간호사에게 조금 일찍 진료를 볼 수 있도록 부탁을 하였다. 아마 5분 안에 끝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초조하게 온라인 회의 준비하면서 기다리다가 일정을 조금 빨리 뺄 수 있었다.
그런데, 별 거 아닌 일인 줄 알았는데, 조금 큰 문제가 아이에게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에게 호르몬적인 문제가 있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고 의사가 말했다.
회의 시간이 되어 다 듣지 못하고, 면담을 끝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연회 안에 있는 카페교회 목사님들과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회의하는 중 얼굴을 웃고 있었으나,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40여분의 회의가 끝나고, 다시 면담신청을 하고, 마저 이야기를 들었다. 죽을병은 아니나, 평생 호르몬 약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면 정상적인 삶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갑자기 큰 바람이 불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러자, 수요일 연이 생각이 났다. 띄우지 못한 연이 내 앞을 지나갔다.
그렇다. 신앙의 연을 띄울 시기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위해서 구체적으로 기도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구체적으로 기도하게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구나!
하나님께 감사했다. 하나님께서 내가 이 아이를 사랑하시는 것을 아시고, 아이를 위해서 점심으로 기도하라고 하시는 구나! 라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 졌다.
둘째를 위한 하나님의 큰 바람이 불었다. 이제는 연이 나를 시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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