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정말 몸과 마음이 아팠다. 몸의 무리가 왔는지, 일주일 내내 감기 기운에 고생하고 있었고, 주어진 일들이 있기에 무리하였지만, 간신히 해낼 수 있었다. (사이버대학교 중간고사, 평생교육사 실습, 미얀마 장난감 보내기, 예배등)
그런데 진짜 몸이 아픈 이유는 마음이 먼저 아팠기 때문이었다. 마음이 아픈 것은 지난 주 이태원 참사의 영향이었다. 마음이 아프니 몸도 더 아픈 것 같았다.
지난 금요일, 미얀마 어린이들에게 보낼 장난감을 서울 제기동에 있는 배송업체에 보내고, 낙원상가에 들려 엠프 고치고 나니, 금요기도회까지 잠깐의 시간이 있었기에, 이태원의 참사현장까지 갈 수 있었다.
( 사실 낙원상가에서 엠프 고치면서, 옆 동네 인사동에서 합동분향소를 보았는데, 이번 참사의 원인들이 보낸 근조조화의 이름들을 보고 패싱해 버렸다. 참 뻔뻔한 사람들이다.)
현장에 도착하고 나서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태원역 출입구에 모여 있었다. 사람들은 각기 자신의 슬픔을 그 자리에서 토로하고 있었다.
이태원역 한 개 차선을 막고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이태원역 앞에 수많은 국화와 꽃들, 미안하다는 내용의 포스트잇을 붙였다. 정말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났으니, 다들 황망한 심정들이었던 같다. 참사가 일어난 골목은 tv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작은 공간이었다.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8겹이나 쌓이면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
내 마음에 출렁이는 파도가 느껴졌다.
‘세월호 사건이후에 반성하지 않은 우리 기성세대에 대한 천벌이구나!’
우리는 이미 세월호 사건을 통해 300명도 넘는 젊은이들을 잃었다. 그리고 8년 동안 수많은 안전대책과 매뉴얼을 만들었으나, 결국, 그것을 운용하는 것은 사람이다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이태원 참사였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람을 잘 뽑는 일이다. ‘돈에 눈이 멀어 이기심으로 사람을 뽑거나 잘못된 환상을 가지고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닌, (기독교인으로 말하며) 하나님을 진심으로 두려워 할 줄 알고, 겸손하며, 민심을 두려워 하되, 불의에는 맞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이 땅에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배우게 된다.
이태원 역 앞에서 20여분 있으면서 피부로 느낄 수 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아! 주님! 욕심 많은 우리의 불의가 저들을 이렇게 만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