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목사님께 내가 생각하고 있는 취지를 설명하고 협력이 가능한지를 타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당했다. 이유는 자신의 사역 방향하고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때, 아쉬움은 있지만,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굳이 이야기를 더하고 설득하는 것이 그렇게 좋은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쉽게 포기할 수 있었다.
 
또 며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10년 아래인 후배 목사에게 내가 준비한 프로그램에 참석하라고 이야기했다. 열심히 준비한 프로그램이었기에 나름 자부심도 있었고, 분명 그 후배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기에 권유를 했는데, 결과는 거절이었다.
 
목회를 하면서 가장 많이 당하는 것이 ‘바로 거절당하는 것이다.’ 특히, 열정적인 사람일수록 이런 거절에 익숙해져야 하는데, 사실 사회 처음 나왔을 때는 그게 쉽지 않았다. 거절당했을 때, 내 안에서 타오르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태풍처럼 거대했기 때문에 며칠 동안, 그 감정의 기복을 조절하려고 고생하였다. 때로는 미워하는 감정도 생기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내가 성숙하지 않았던 것이 드러난 것 같아서 챙피하였다.
 
거절하는 것도, 거절당하는 것도 둘 다 쉬운 것은 아니지만, 특히 어렵게 힘을 내서 이야기하다가 거절당할 때는 심리적으로 타격을 누구나 입게 된다. 이렇게 어려운 순간이 올 때에, 어떻게 쉽게 넘어가느냐가 그 사람이 성숙한 사람인지 아닌지가 잘 나타난다.
 
예수님은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실 때에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라고 아버지에게 기도하셨지만, 아버지의 선택은 거절이셨다. 그것을 이미 안 예수님은 “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셨고, 그대로 십자가로 향하셨다.
 
한 젊은 후배 목사가 교회 설립을 하려고 하다가 지방회로부터 거절당했다.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기도 했지만, 내가 고등학교 선배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일어서게 해 주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아쉬운 일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어려운 시대에 교회를 개척하는 것에 대해서 거절할 수 있느냐? 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나는 그것도 목회의 한 과정이고, 하나님께서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는 길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터득되었기에 후배에게 더 큰 하나님의 계획을 볼 것을 주문하였다.
 
누구나 거절당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목회자에게 있어서 거절당하는 것은 신앙적 성숙을 위한 길임을 믿는다.
후배 목사가 잘 이겨내길 새벽에 기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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