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앞두고 장을 보러간 아내에게서 다급한 전화가 왔다. 통진 쪽에 있는데 자동차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신호가 교차로를 빠져나가기 전에 노란불이 들어오자, 건널목 앞에서 정지했는데, 뒤 따라오던 환경폐기물 관리차량이
지나갈 줄 알고 같이 뒤따라가기 위해서 속도를 내다가 그만 뒤에서 받아 버린 것이다.
 
다행히 좁은 도로였고, 과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승용차 뒷범퍼가 많이 나갔을 뿐, 더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내는 휴유증이 염려가 되어 우리 동네 한방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 동안 고생한 아내에게 2주 동안 휴가를 주신 것과 같았다.)
 
그런데, 하필 연휴가 끼어 버린 상태에서 사고가 나버렸기 때문에, 명절을 온전히 나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며,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큰 아이 둘이야 다 컸으니, 괜찮은데, 작은 아이 둘, 특히, 만으로 4살 난 막내 강이가 문제였다. 아직도 엄마 품이 더 좋은 나이, 자기 고집이 센 막내둥이가 잘 돌보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다행히 이번 명절은 동생네에서 준비하기로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셋째와 넷째와 함께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둘째부터 넷째까지 감기에 걸려서, 어디 잘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해서 집에 있으면, 영상을 보지 않으면, 놀아달라고 하는 통에 진이 다 빠졌다.
 
첫째와 둘째, 특히 누나인 ‘레’가 동생들을 잘 돌보아 주고, 며칠 어머니가 와 주셔서, 교회 사역을 병행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 아니었으면, 아무것도 못할 뻔 했다.
 
며칠을 아이들을 돌보다 보니, 아내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 지 더 잘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을 돌보고, 가정을 섬기며, 교회를 섬기는 게 얼마나 진이 빠지는 일인지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별 불평 없이 묵묵히 지난 시간을 함께 해 준 아내가 참 고마워졌다.
 
그래서 하나님은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아, 돕는 베필을 만들어 주신 것이리라.
 
좋은 아내를 만나고, 좋은 자녀를 가지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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