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한 온라인 청소년 성경공부가 있다. 우리 큰 아이 두명과 춘천에 있는 동기 목사의 자녀인 지민이, 충주에 있는 지인의 자녀 선미, 이렇게 매주 주일 저녁 8시에 1시간 동안 진행한다.
찬이는 고1, 이레는 중2, 그리고 지민이와 선미는 중1이다. 이제 한 학년씩 올라간다.
매주 1시간씩 만나는 것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못하는 경우들도 발생한다. 온라인으로 성경공부하는 이유은 다음과 같다. 작은 교회이다 보니, 아이들에게 성경공부를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목사의 자녀라고 다르지 않다. 마음 먹지 않으면, 나도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는 것이 힘들다.(그만큼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우리 아이들만 하려니, 뭔가 아쉽다. 아빠가 목사이기 때문에 자녀들인 찬과 레가 풀어지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20여년간의 오랜 인연이 있는 집사님 부부의 첫째인 선미를 합류시켰다. 오래된 인연의 자녀이기 때문에 때로는 내 또 다른 영적인 딸 같은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또, 춘천에서 작은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동기의 자녀인 지민이는 우리 찬과 레의 입장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작년에 방문하면서 제의를 하였는데, 흔쾌히 수락을 해 주었다.
이렇게 네 명의 아이들과 매주일 밤 8시에 만나고 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만 만나는 것이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서로를 알아갈 시간들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작년 여름에는 수련회를 같이 다녀왔다. 그리고, 지난 주 겨울방학을 한 여자아이들과의 서울 나들이를 하였다. 6개월만의 오프라인 만남이었다. 큰 아이 찬이는 고등학생이라 빠진다고 해서, 3명의 여자 아이들과의 만남, 한 명은 춘천에서, 한 명은 충주에서, 나와 레는 김포에서 1~2시간에 걸려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 여자 아이들 특성상, 오프라인으로 만나자마자,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아이들하고 먼저 이태원의 리움 미술관으로 향했다. 리움미술관은 삼성그룹 고 이건희회장의 컬렉션이라고 불릴 만큼 값진 작품들이 많다고 소문난 곳인데, 상설전시로 고미술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국보, 보물들이 참 많이 있었다.
끝나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공간을 찾을 예정이었으나, 결국은 찾지 못하고, 강남 코엑스로 갔다.
아이들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나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시간을 주세요.
코엑스 명물인 별마당 도서관에서 만나기로 한 뒤에 아이들에게 시간을 주었다. 3명의 여자아이들… 1시간이 조금 안되었을 때, 전화가 왔다. ‘시간을 좀 더 주시면 안되요.’ 아이들끼리 행복하고 즐거운가 보였다. 30분 정도의 시간을 더 주고, 만났을 때, 아이들 음료를 사주려고 하니, 이미 손에 음료를 들고 있었다. 행복하고 즐거운 모습이었다.
온라인으로 만나다가 오프라인으로 만나니, 행복하고 즐거움이 큰 것 같았다. 하루 반나절의 시간이 손살같이 지나가고 헤어질 무렵, 꽉차게 행복했던 시간과 작별하며 고속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았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여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느껴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 또한 행복을 느끼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