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이 하루가 남았습니다. 23년도를 어찌되었던 잘 마무리가 되어가는 와중에 연예인 이선균 씨가 사망하였다는 사실이 속보로 떴습니다.

이선균 참 좋아하던 배우였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가다니. 제가 연기를 논할 바는 아니었지만, 전 그의 자연스럽고, 때로는 저음이지만, 너물 굵직하지 않은 음성에 항상 각인대는 연기를 보여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그가 출현한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참 좋아했습니다. 통속적인 세상에 통속적인 모습의 어른이 아닌 어른다움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드라마를 보면서, 이선균 이라는 배우의 매력이 돋보였습니다.

어른도 흔들린다. 다만 삶의 경험과 지혜로 실수를 줄여나갈 뿐이다. ‘어른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뜻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안이에게 동훈은 유일한 어른이었다.’

어른이 되어가는 상황 속에서 만나는 드라마이지만, 깊은 울림이 있었습니다.

OST 어른이라는 노래도 참 좋아합니다.

고단한 하루 끝에 떨구는 눈물

난 어디를 향해 가는 걸까

아플 만큼 아팠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한참 남은 건가 봐

이 넓은 세상에 혼자인 것처럼

아무도 내 맘을 보려 하지 않고 아무도

눈을 감아 보면 내게 보이는 내 모습

지치지 말고 잠시 멈추라고

갤 것 같지 않던 짙은 나의 어둠은

나를 버리면 모두 갤 거라고 oh’

이렇게 어른이 무엇인지 보여주었던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던 이선균 배우는 자신이 기댈 곳이 없어서, 그만 생을 달리했습니다.

부정적인 여론을 바꾸려던 정권과 그것을 이용해서 실적을 올리려고 하는 경찰의 합작품으로 걸려들어서 몇 개월 동안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그가 출석할 때마다. 그 동안 쌓아왔던 자신의 커리어가 한번에 추락하는 것을 느끼게 만든 수많은 카메라들이 번쩍임과 끊임없는 질문 세례에 지쳐 있던 그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세계적인 유명한 배우였지만, 자신을 도와줄 곳 한 군데도 찾을 길 없는 상황들의 참 안타깝고 아픕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이 참 비정하고 아픈 곳이란 사실을 다시 보게 됩니다.

작년 이태원 참사에서도, 벌써 9년이 지난 세월호 참사 속에서도 우리 사회는 한 발자국 나아진 것처럼 보이다가 다시 후퇴하기를 반복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좀 더 좋아 질 거야! 라는 믿음입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겠지요.

저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실수하고 실패도 많았습니다. 원래부터 외로움을 많이 타던 소년이었기에 어른이 되어가면서 때로는 울고 싶고, 기대고 싶어도 기댈 수 없는 상황들 속에 있을 때, 참 답답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를 응원해 주는 이들이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지칠 때, 기댈 수 있는 아내가 있어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저를 오늘까지 버티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버린 시간입니다. 육체적인 어른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어른이 되어 지치고 절망에 빠진 누군가의 작은 언덕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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