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김선미 집사님의 아버님이신 김영주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토요일 임종예배로 드렸고, 주일예배가 끝나고 성도들과 함께 입관예배를 드리게 되고, 월요일이 되면, 발인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금요일 소천소식을 듣고, 아내와 함께 밤 늦게 장례식으로 향했습니다. 5분 정도 지났을 때, 오랫만에 가족 모임으로 제주여행을 갔다가 간지 하루만에 올라온 김집사님 가족과 남동생 분을 만나서, 시신 확인차 안치소에서 돌아가신 김영주님을 만났습니다.

김포로 오신 후에 한두번 만난 분이라 잘 모르지만, 돌아가신 분을 위해 머리에 안수하며 명복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면서, 갑자기 몇 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아버지는 76세의 나이에 암이 많이 전이가 된 상태에서 돌아가셨습니다.

2월 초에 돌아가셨는데, 그 때가 마침 설날 근처였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설에 모여서 추모예배를 드리고 돌아옵니다.

요근래, 거울을 보면서 느껴진 감정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 얼굴 가운데 아버지의 얼굴이 보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세상에서 가장 자상하거나, 능력이 많거나 하는 분은 아니셨습니다. 세상에 그저 이름없이 살아간 또 한 명의 인생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제게 얼굴이라는 흔적과 사랑의 마음을 남겨주신 분이셨습니다.

어느 순간 저도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네 아이들이 자라고 지금 고3인 큰 아이는 그제 병무청에서 병역준비역 편지를 받을 정도로 컸습니다. 어쩌면 10년 안에 결혼한다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저도 제 아버지가 가던 길을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가는 길이 제 아버지를 뛰어넘고 화려고, 멋나는 것도 아닌, 조용하고 평범하며, 보통사람의 모습입니다.

그렇습니다. 특별해 질 줄 알았던 내 모습은 어느새 아버지가 가던 그 길을 한 가운데, 그냥 그렇게 서 있는 것이 보여집니다.

그러나, 특별하지 않아도, 제 아버지는 가정을 지키고자 노력하셨습니다. 나름의 방식으로 아내를 사랑하셨고, 아들들을 사랑하셨고, 손주들을 아끼셨습니다.

아마 저도, 그런 길을 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좀 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아버지의 아버지보다 좀 더 좋은 분이셨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도 우리 아버지보다 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그러면, 우리의 자녀들도 저보다 좀 더 좋은 부모가 될 것이겠지요.

어느 한 모습 우리는 부모의 모습을 닮아가 있지만, 그 보다 더 발전하고 좋은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예수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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