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교회 이야기
‘리얼 뱅크시’
지난 화요일은 딸이 정기적으로 세브란스 병원을 가야 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침 8시까지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해서 피검사를 해야 했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새벽처럼 일어나서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서울 가게 되었습니다.
항상 평일 아침은 늘 밀리는 시간이라 오히려 지하철을 더 낳은 선택입니다.
특히, 출발점이 종점인 우리 동네의 경우 조금만 주의를 가지면 늘 앉아서 갈 수 있기 때문에 피곤한 아침 꾸벅거리며 딸과 함께 지하철을 타게 됩니다.
세브란스 병원에 도착하고 의사 선생님을 만나서 약 타는 것까지 하면 훌쩍 오전시간이 지나게 됩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딸아이와 서울에 왔기에 그냥 갈 수 없어서 늘 가까운 무엇인가 체험을 하던, 구경을 하던 하는데…
이번에는 딸 아이가 어디서 봤는지, 가장 핫한 현대미술가인 뱅크시 전시가 서울 종로에서 열린다고 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지고 있는 작가이기에 궁금하던 차에 좋은 기회이다 싶어서 딸과 함께 종로로 향하였습니다.
‘리얼 뱅크시’라는 주제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크게 부담되지 않은 선에서 관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뱅크시는 모든 인적 사항을 공개하지 않은 영국의 화가입니다. 그는 행위예술가이며, 그래피티 아티스트, 사회운동가로서 자신의 작품들을 세상에 알립니다. 주로 반전(反戰), 자본주의 풍자등을 메시지로 작품을 남기는데, 주로 뉴스에서 접하였다고 직접 그의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뱅크시의 작품들을 보면서 놀라웠던 점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였습니다.
돌 대신 꽃다발을 던지는 사람, 폭탄을 껴안은 소녀, 스마일 얼굴을 하며 날개를 가진 경찰관, 풍선을 놓친 소녀, 방탄조끼를 한 소년소녀 등등의 작품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망가지고, 무너져 있는 곳에 기발한 영감을 통해서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도 많은 것은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그의 작품세계를 바라보면서 ‘내가 가고 있는 길을 올바른 길로 가고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정해준 삶으로 끌려갑니다. 마치 중력이 작용하듯, 주어진 일상에 살아가는 것에 만족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가끔 우리가 사는 일상이 너무 편한 나머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내 삶에서 한 발자국 잠시 나와서 나를 바라보며, ‘잘 가고 있는 것 맞나?’
‘잘 살아가고 있는 것 정말 맞나’ 라고 질문해 볼 때가 와야 비로서 성숙한 한 인격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시작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