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 광복절, 우리 가족은 작은 잔치를 했습니다. 어머니의 78세 생신이 되는 날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분주했습니다. 청소하고 음식 만들고, 사실 나가서 식사할까 했습니다만 같이 계셔서 함께 오시는 외할머니와 어머니부터 온 가족이 식사량이 그렇게 크지 않기에 집에서 같이 식사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11시가 되자 동생내외가 오고, 어머니의 작은 생신잔치를 합니다. 어머니, 외할머니, 저희 가정 6명, 동생 가족 3명, 이렇게 총 11명의 식구가 모입니다. 집이 작아서 그런지 부적부적 거립니다.
그리고, 동생내외와 같이 파주에 있는 할인매장에 같이 갔습니다. 아이들없이 동생내외와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1인 1커피를 하며 40분 정도 함께 파주로 향했습니다.
각자가 쇼핑하였는데, 제가 제일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태극기`
생각해 보니, 우리 집에 태극기가 없었습니다. 태극기를 사야겠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때로는 굳이 지금 필요한가? 라는 생각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광화문에 태극기부대가 생기고, 극우세력들이 태극기를 함부로 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더 안 갔습니다.
또, 예전 국기에 대한 경례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었습니다. 전두환 시절 태극기하강식을 하기 위해 사이렌이 울리면 저는 초등학교에서 배운대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국기에 대한 경례를 보다는 두 손을 모으는 식으로 바꾸었습니다. 목청 높여 부르던 애국가도, 보통의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부릅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한다고, 목청 높여 애국가를 부른다고 애국심이 더 생기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국가란 무지성적 맹목적으로 섬기는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비판적 사고와 참여로 발전해 나가는 공동체이며, 구성원인 국민은 국가의 수동적 존재가 아닌, 능동적으로 국가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로 있어야 진정한 애국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 무지개교회의 교인들과 함께 광복기념주일을 거치면서, 작은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 대한민국만세! 우리나라만세!”를 외치며 하나님의 은혜와 순국선열의 핏값에 감사하였습니다.
감리교회는 민족과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교회였습니다. 나라 사랑하는 방식이 저마다 달랐지만, 계몽운동, 독립운동, 한국전쟁, 산업화, 민주화, 노동운동, 통일운동, 사회선교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 가장자리까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같이 기도하는 교회였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교회의 강대상 한 곳에는 늘 태극기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광복절 저는 태극기를 샀습니다. 그리고 국경일마다 집 창문너머로 태극기를 달겠습니다. 그래서, 내가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합니다. 이 땅의 광복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