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같이 성경공부하는 젊은 목사님이 취업을 했다며 연락이 왔다. 아쉽게도 당분간 성경공부를 할 수 없다는 연락이었다.
함께 성경공부를 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는데, 너무 아쉬웠다. 이해할 수 있었다. 개척교회의 현실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았으리라.
교회 월세부터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져야 가장으로서 무게는 다시 취업전선에 가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특히, 부모의 재력이 있거나, 오늘 현실에서 부모가 밀어주지 않는 한, 스스로 목사가 되어 개척을 하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엄청난 헌신과 믿음이 필요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9년전 부목사를 마치고 맨땅에 헤딩하듯 섬기던 교회의 아무런 도움도 없이 교회를 개척할 때, 막막한 현실 속에 있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아무도 없고, 오직 아내와 3명의 어린 자녀들만이 있는 현실 속에서 나도 고민을 했다. 돈을 벌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러나, 나에게는 하나님의 약속이 있었고, 신실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성취되리라는 사실을 부산에서 첫 개척했을 때에 경험한 것이 나에게는 큰 자산이었다.
실제로 난 9년 동안 돈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다. 내 대신 아내가 취업을 해서 돈을 벌어오는 것도 아니었다. 늘 돈은 없어도, 마이너스가 될지었정, 필요할 대마다 늘 채워주셨다.
사실 넉넉하지 않았다. 그것은 지금도 그렇다. 언제나 교회 월세와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의 위치에서 자라나는 자녀들에 들어가는 비용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지금도 월세도 조금 밀린 것 같다. 그러나, 그뿐이다. 정확하게는 걱정하지 않는다. 나한테는 늘 채워주시는 분이 나의 필요를 정확하게 아시고 지원해 주시기 때문이다.
며칠 전이었다. 교회 건물주가 월세 이야기를 하면서, 월세가 조금 밀렸으니, 한 번 살펴보라고 했다. 좋은 건물주시라 특별히 말한 번 없다가 이번에 이야기 하신다.
그렇다. 교회의 구조가 일년에 한 두 개월은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아직 크지 않는 교회이니 말이다. 그런데, 그 전화가 온 이후 예전 청년전도사 시절 섬기던 교회의 청년회장이었던 김oo집사님의 문자가 왔다. ‘목장 모임에서 목회자를 섬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왔는데, 무엇이 필요하지 알아보고 싶다’ 라는 내용이었다.
순간적으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생각이 났다. 섬기는 장난감선교회의 배송비도 필요하고, 미얀마에 있는 영적 입양한 드보라도 생각이 났다. 그러나, 내 안의 성령께서는 솔직하게 말하기를 원하셨다. 그리고 월세이야기를 했다. ‘월세 문제가 있어요. 기도만 해주세요.’
너무 솔직하게 보낸 것 같아서 조금의 후회가 되기도 했다. 분명 굉장히 부담되었을 내용이었으리라.
그런데, 월요일 내 통장으로 정확히 김oo집사님으로부터 50만원의 헌금이 들어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김집사님뿐만 아니라 몇몇 분에게 소리없이 헌금이 들어왔다.
그리고 소스란히 놀랐다. 한 달치 월세가 그대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밀린 월세를 한 번 더 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하나님은 그런 분이셨고, 그런 분이시다.
개척을 하면서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에게 늘 채워주시는 분을 본다. ‘넌 돈 걱정하지 말라고, 내가 준 비전을 향해 달려만 가라고’
그래서, 언제나 개척은 늘 하나님을 경험하는 자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