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눈사람 ‘강라프’
지난주 처가 부모님을 뵈러 제주도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둘째는 공부 때문에 남아있고, 삼형제만 데리고 갔습니다.
3박 4일일정이었지만, 저렴한 항공권을 구입한다고 저녁 늦게 가고, 아침에 일찍 오는 항공권을 구입하니, 도합 12만원이라는 가격에 다녀오는 가성비 넘치는 여행이었습니다.
아내는 2주 정도 휴가를 가지게 되어 먼저 제주도에 와 있었는데, 며칠만에 아내를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 특히, 이번에 대학가는 큰 아이가 엄마의 자리가 많이 그리웠는지 보자마자 안깁니다.
오랜만에 뵌 장인장모님은 그새 많이 늙으셨습니다. 특히, 장인어른은 2년만에 뵌 것 같았습니다. 처제는 3년만에 본 것 같습니다. 서로의 바쁨으로 인해 더 그리웠는지, 처가 부모님은 아이들을 보니 정말 기뻐하셨습니다.
오후 10시에 차려주신 손맛 좋은 장모님의 저녁에 식사는 우리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둘째 날은 4.3평화공원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쌓인 눈으로 눈싸움도 하고 작은 눈사람도 만들었습니다. 막내 강이는 작은 눈사람을 만듭니다.
그리고, 자신의 ‘애완 눈사람’이라며 굉장히 소중하게 여깁니다. 그리고 이름을 짓습니다. 겨울왕국의 ‘올라프’를 본 따 ‘강라프’!
그 행동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지금도 떠오릅니다. 4.3평화공원에서 아이들과 전시 기획물을 봅니다. 이제 대학생이 되는 큰 아이 찬이와 함께 제주 4.3사건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속으로 ‘많은 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삼일째 되는 날 드디어 ‘연돈’을 가게 되었습니다. 오전 10시에 도착했는데, 번호표를 받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30분 정도 기다리자 드디어 차례가 되었고, 3시 이후에 오는 일정이 잡혔습니다.
가볍게 카페에 들어가 서로 가져온 책을 읽고, 간식을 먹으면서, 시간이 가기를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시간이 되어 연돈 돈까스를 시켰습니다. 큰 아이부터 작은 아이까지 바삭하고 맛있다며 즐거워 합니다.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제주도에 다녀왔습니다. 저도 나이가 드니 생각이 바뀌었나 봅니다. 예전에는 본전 생각에 여기저기 다녔는데, 이제는 한층 여유롭게 다녀오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시간은 이렇게 우리를 바꾸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