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교회 이야기
내 사랑 감리교회!
어릴 적부터 저는 감리교회에서 자라났습니다. 그 시절 제게는 ‘감리교회’라는 구분 자체가 특별한 의미를 갖지 않았습니다. 그저 교회일 뿐이었고, 교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모습들은 자연스럽게 제 삶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교단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는데, 예상치 못한 차이점에 깜짝 놀랐습니다. 예배의 순서는 비슷했지만, 설교의 내용이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때는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되돌아보니 감리교회의 설교는 ‘안에서 밖으로 향하는 설교’였던 반면, 다른 교단의 교회는 ‘안에 있는 이들을 위한 설교’였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감리교회가 어떤 곳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감리교회는 연합, 사회봉사, 선교라는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목회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감리교회뿐 아니라 장로교회, 성결교회 등 다양한 교단의 특징들이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배와 말씀은 점점 개교회의 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었고, 그로 인해 연합, 봉사, 선교의 본래 의미는 점차 퇴색되어 갔습니다.
특히 개교회 성장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예배 시간마저도 효율성을 강조하며 1시간 내외로 고정되는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큰 교회든 작은 교회든 상황은 거의 비슷했습니다. 무엇인가 다르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여기고, 정착하지 않을 것 같다는 무언의 압박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전략은 새로운 성도, 즉 불신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수평이동을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이제 교회는 세상 속에 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교회로 오도록 이끄는 성장 전략을 고민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다른 교회에 다니던 좋은 성도를 우리 교회에 정착시키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 같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감리교회 특유의 예배와 선교 전략은 점차 묻히고 외면당하며,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처럼 감리교회의 전통을 지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음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시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 최근 한류의 확산으로 인해 이 말이 더욱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이 표현은 철학자 헤겔의 “개별적인 것이 보편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차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는 ‘가장 감리교다운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남아야 할 시대적 방향성이 아닐까요? 교회가 다시금 생명력을 되찾고, 세상 속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감리교회야말로 기존의 교회를 이미 경험한 이들에게도 새로움을 줄 수 있는 교회, 그리고 불신자들이 정착할 수 있는 교회라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감리교다운 것이란 무엇일까요?
먼저, 예배 속에서 그 답을 찾기로 하였고, 그 고민 속에 찾은 것이 바로 2006년에 발간한 ‘감리교회 새예배서’입니다. 그리고 이번주부터 한 달에 한 번 성만찬중심예배를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서 할 생각입니다.
우리 성도님들에게도 미리 말씀을 드려놓았습니다. 처음이라 어색하고, 어설플 수도 있겠지만, 무지개교회가 감리교회 다운 모습으로 특색있게 예배를 드리는 발걸음이 되어 예배의 자리가 무엇인가 다른 모습으로 다가서길 기원합니다.